UGLYCHIC : 못난이 농산물이 인간들의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했다


지난 4월 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클럽하우스에 색다른 주제의 방이 열렸다. 방 제목은 ‘여성의 몸과 욕망 긍정하기’.

이 이벤트를 기획한 업체는 ‘브로컬리컴퍼니’라는 소셜벤처 기업이었다. 로컬 브랜딩 스타트업으로 지역의 특산물이나 농산물을 활용한 비건 코스메틱과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했다.

클럽하우스 이벤트는 ‘영혼의 노숙자’ 팟캐스터 ‘셀럽 맷’이 진행했다. 연사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 김지양, 비혼 라이프 팟캐스트 ‘비혼세’의 곽민지 작가, 성인용품 라이프스타일 샵 ‘피우다’의 강혜영 대표가 참여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의 성(性)에 대해 시대적으로 필요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금요일 밤 10시부터 약 1시반 동안 진행한 이벤트에는 무려 200여명이 참여했다. 주로 여성들이었고 일부 남성들도 함께했다.

사회자와 연사들은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사회의 잘못된 시선으로부터 ‘그냥 다 답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또 이어서 ‘여성들이 말하는 섹스’에 대한 고민과 답변이 이어졌다. 반응은 뜨거웠다. ‘공감한다’, ‘남자들이 들어야 할 내용이다’, ‘매주 진행했으면 좋겠다’ 등 오픈 채팅방에서 열띤 대화가 이어졌다.

로컬 브랜딩 스타트업이자 스킨케어 브랜드를 출시한 기업이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벤트 중간에 인사말을 건넨 브로컬리컴퍼니 김지영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 저희가 출시한 이너젤의 구매자는 대부분 남성들이다. 여성의 안쪽 피부까지 닿는 민감한 제품인데 자신의 몸에 유해하지 않은 성분의 제품을 찾아 구매하기가 어려운 여성분들이 많다. 여성이 적극적으로 성인용품을 구매할 때 이상한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 브랜드를 통해 이런 인식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브로컬리컴퍼니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 김지양씨. 사진=브로컬리컴퍼니

브로컬리컴퍼니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 김지양씨. 사진=브로컬리컴퍼니


브로컬리컴퍼니는 지난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플러스 사이즈 모델 김지양과 함께 ‘리얼 뷰티’에 대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여성들이 사회적 편견이나 제약없이 자신의 건강과 즐거움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는 인식전환 캠페인 ‘THIS IS ME 그냥 나 답게’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김지양 모델은 브로컬리컴퍼니에서 론칭한 스킨케어 브랜드의 엠베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브랜드들이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서 공감을 이끌어 내는 방식을 ‘브랜드의 사회참여’ 혹은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이라고 한다. 


브랜드 액티비즘은 지속가능한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시대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문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타트업이 시장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Product-Market Fit, PMF)을 찾아야 한다면, 브랜드 액티비즘을 하고자 하는 브랜드는 사회와 공감할 수 있는 이슈(Brand - Issue Fit, BIF)를 찾아야 한다. 


이때 ‘진정성’은 브랜드 액티비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다. 나이키가 ‘인종차별’, ‘집단 따돌림’, ‘여성차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환호를 받고 있지만,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진정성’을 확보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브로컬리컴퍼니 대표에게 여성의 외모와 성에 대한 인식 전환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를 물었다. 


최초 제품을 개발하는 시점에는 원물의 특성에 맞춰 어떤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그렇게 제주 브로콜리로 만든 선크림, 상주의 오미자로 만든 샴푸, 무주 사과로 만든 여성 청결제, 홍성 복숭아와 제주 풋귤로 만든 이너젤이 탄생했다. 


시장에 처음 론칭한 제품은 홍성 복숭아와 제주 풋귤로 만든 ‘이너젤’이다.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면서 함께 사랑을 나눌 때 필요한 제품임에도 구매자가 주로 남성인 점에 주목했다. 여성의 몸에 더욱 민감한 제품인데 여성이 주도적으로 구매할 수가 없었다. 이유는 ‘사회적인 인식’이었다. 


클럽하우스 이벤트 오픈 채팅방에서 한 참가자는 “내가 선호하는 콘돔 브랜드를 말하면 남자친구조차 ‘밝히는 인간’ 취급을 한다”라고 말했다. 하물며 ‘이너젤’을 거리낌없이 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진행한 론칭 펀딩 결과에도 고무되었다. 목표금액의 3000%을 초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참여비율이 50%에 달했다. 자신의 몸에 닿는 제품이니 성분을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하고자 하는 니즈가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출처 : http://www.bizw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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