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이야기] 리브랜딩으로 가치를 재탄생시키는 김지영 '브로컬리컴퍼니(전 아우어리)' 대표


[아시아타임즈=백두산 기자] 인생은 때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진로가 변경되기도 한다. 3대 광고제 중 하나라고 불리는 깐느 국제 광고제에서 수상까지 했던 유명 광고회사의 캠페인플래너가 어느 날 갑자기 회사를 관뒀다. 과중한 업무량과 부족한 시간에 더 늦기 전에 연봉이 뛰는 일 말고 마음이 뛰는 일을 하자는 생각에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


김지영 '브로컬리컴퍼니(전 아우어리)'  대표는 오랜 직장 생활 속에서 소모된 자신의 내적 연료를 채우고자 다니던 광고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각지로 여행을 다녔다. 런던의 쇼디치, 일본의 교토 등 다양한 장소를 돌아다니며 지역이라는 가치에 눈을 뜨게 됐다. 허름한 공장터를 젊은이들의 예술로 다시 되살린 쇼디치, 전통적인 도시를 어떻게 현대화 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는 교토 등 본인이 가진 기술인 광고와 지역을 결합해 지역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됐다.


우연한 기회에 전남 무안군에서 김을 새롭게 알릴 수 있는 의뢰를 받은 김 대표는 새로운 컨셉을 잡아 이전과 다른 마케팅을 시도했다. 단순히 김을 굽는 것이 아닌 ‘로스팅’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이런 기회를 통해 지역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제품을 알리고, 지역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김 대표는 자신이 잘 하는 광고를 통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했다. 즉, 지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특산물, 예술 등을 광고와 결합해 도시에 새로운 이미지를 덧씌우고자 한 것이다.


전남 무안의 ‘아이엠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김 대표는 '브로컬리컴퍼니(전 아우어리)' 만의 자체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생산품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 전라도 화순의 구절초라는 식물을 재료로 에센스 토너를 만들고,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해 유기농 화장품을 만드는 등 김 대표의 도전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가치를 발굴하고,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김지영 '브로컬리컴퍼니(전 아우어리)' 대표를 강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제로원에서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Q: 안정된 직장에서 성공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일을 그만두시고 창업을 하셨어요. 일을 그만두고 창업을 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이전에 일하던 광고회사는 안정적이기도 하고 남들에게도 인정받는 좋은 곳이었어요. 하지만 10년이 넘게 일을 하면서 제가 소진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광고계에서 3대 광고제라고 하는 깐느 광고제에서 수상도 할 정도로 인정받았지만 업무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저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없어서 답답함을 많이 느꼈어요. 그러던 차에 서울문화재단에서 의뢰를 받아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는데, ‘마음약방’이라는 캠페인이었어요.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이 많이 아프잖아요. 그래서 ‘우울증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가볍게 풀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자판기라는 아이디어를 도입했어요. 자판기에 증상에 대한 설명을 적으면 처방전을 제공하도록 했어요. 증상에 대한 솔루션도 위트 있고 재밌게 푸는 방식을 차용해 좋은 반응을 받았어요. 이런 경험을 해보니 광고라는 제 기술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가치 있게 풀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마침 휴식이 절실해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세계 각지를 돌아보면서 저를 재충전 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Q: 창업 아이템이 지역 리브랜딩이에요. 이 아이템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을 그만두고 여행을 다닐 때, 인상 깊게 본 지역들이 있었어요. 영국의 쇼디치 같은 경우엔 허름한 공장터를 젊은이들의 예술로 다시 되살린 지역이었고, 일본 교토는 전통적인 도시를 어떻게 현대화 시키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던 지역이었고요. 여러 지역을 둘러보고 귀국을 했는데 우연히 한 프로젝트를 하게 됐어요. 전남 무안에서 들어온 의뢰였는데 지역에서 생산된 김을 새로운 마케팅을 통해 알리고자 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 지역에서 직접 김을 만드시는 것을 봤는데 두께에 맞춰 김을 굽는 기술이 굉장히 뛰어나시더라고요. 그 점에 착안해 ‘로스팅’이라는 컨셉을 잡아 마케팅을 했어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기회요인이 지역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특산물이나 예술을 통해 그 지역을 다시 활성화 시켜 지역을 리브랜딩 하는게 저희 목표에요.



Q: 실제로 리브랜딩이 실행되고 있는 지역이 있나요?

A: 단순 컨설팅이 아닌 제대로 된 리브랜딩을 위해 저희만의 자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지역에서 소외되고 있는 생산품을 주 타깃으로 로컬 푸드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이 화장품인 것 같더라고요. 조건에 맞는 지역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우연히 전라도 화순이란 지역에서 구절초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마을을 알게 됐어요. 시골 마을들이 으레 그렇듯이 젊은 사람들은 없고 기존에 살고 있는 어르신들의 연세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그 어르신들이 구절초를 농약 사용 없이 유기농으로 키워 판매하고 계시더라고요. 어르신들이 생산하는 구절초를 어떻게 제품화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구절초를 활용한 에센스 토너를 만들 수 있었어요. 그리고 못난이 농산물을 화장품으로 만들려고 계획 중인 지역도 있어요. 저희가 못난이 과일을 안정적으로 수매하면 농가에도 도움이 되고 유기농 재료로도 의미를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Q: 리브랜딩을 한다는게 쉽지 않을 텐데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드신가요?

A: 아무래도 단순 컨설팅이 아닌 자체 브랜드 제품까지 만들어내려고 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어요. 하지만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가치를 발굴하고,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커요. 단순히 좋은 제품이라고 그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전 직장에선 광고라는 하나의 영역에 한정된 스페셜리스트로 일을 했지만 스타트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제 전문영역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을 컨트롤해야 하잖아요. 제품을 만드는 과정, 제조사와 관계를 맺는 과정 등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어려웠어요. 그리고 이전까지 신경 쓰지 않던 매출, 팀워크, 비전을 심어줘야 하는 부분들까지 모든 부분이 쉽지 않았어요. 전에는 클라이언트와 소비자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전방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하고 있어요.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화법도 고민하고, 관점이나 입장에 대한 차이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김 대표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A: 제가 이전까지 했던 광고업계는 항상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것을 새로 개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어려움을 해결한다는게 어색한 일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엔 겪어보지 않은 영역에 대한 열망이 항상 있었거든요. 광고회사에서도 상업적인 것에만 머무는게 아니라 공유가치창출(CSV)까지 그 영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했어요. 이런 과정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해요. 스타트업은 매일매일 다르거든요. 가보지 않은 길들에 대한 즐거움을 갖고 이 길을 가고 싶다는 열망이 저를 지치지 않게 하는 것 같아요. 스타트업은 회사원일 때 느껴보지 못한 즐거움을 주더라고요.


Q: '브로컬리컴퍼니(전 아우어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큰 기쁨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파트너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게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어떤 일이라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잖아요. 내부 파트너로는 저희 팀원들이 있고, 외부 파트너로는 제조사 분들이 있는데 감사하게도 저희를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서 항상 그 부분에 감사하면서 살고 있어요.


Q: '브로컬리컴퍼니(전 아우어리)'의 목표나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이 부분에 대해 팀원들과 자주 얘기를 하고 있어요. 품목이나 매출 얘기도 하지만 새로운 직원이 오면 ‘모모’라는 책을 줘요. 저는 저희 ‘아우어리’가 새로운 가치, 일반적인 숫자로 얘기할 수 없는 가치를 구현해내는 집단이길 바라요. 저희 팀원들도 지향점이 분명하다면 끝까지 가고 싶다고들 얘기해요. 단기적 목표는 일단 지금은 화장품으로 시작하고 있지만 추후엔 라이프케어 스타일, 지역의 가치를 끌어오는 플랫폼을 구현하고 싶어요. 지역의 생산품을 기반으로 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지역의 특성을 잘 담아 소비자와 연결되는 공동체를 꿈꾸고 있어요.


Q: 스타트업을 꿈꾸는 미래의 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제대로 된 준비나 각오가 돼 있지 않다면 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어요. 제대로 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본인이 꿈 꾼 이상과 다를 수 있거든요. 이상을 좇아 시작한다면 100% 실망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마음 속에 열망이 있어야 해요. 또 다른 꿈이나 목표가 분명히 존재해야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가 충분히 공급되거든요. 에너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준비가 충분하면 그 에너지가 성공적인 창업으로 이끌고, 그것을 통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창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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